20.03.07


드디어 단축근무 이야기가 나왔다!
증말 대단한 병원이었어... 이 시국에 전체 정상근무를 끈질기게 고집해왔다니..
옆 라이벌(?)병원은 야간진료 자체를 없어버렸단다.
생활스케쥴상 야간진료만 받아야했던 그 병원 환자들이, 그저께 야간에 우리병원 신환으로 오면서 야간당직중인 나에게 이야기 해준 것...

야간당직은 계속 하겠지만 인원수를 감축하고, 작년 연차를 정산하는 대신 올해에 다 몰아 쓰면서 단축근무하는 모양이다.
연차비를 받아보고 싶기는 하지만 요즘같이 환자가 확 줄어든 시기에 병원도 임금을 정산해주기엔 부담스럽긴 하겠지?

다음주에 부장님이 공식적으로 공지해주신다고 하는데 궁금하다.

코로나 때문에 뒤숭숭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몸은 편하고 좋구나.

20.03.05


꿈자리가 소름끼치고 뒤숭숭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직감했다. 오늘은 아주 조심해야 하는 날이라는 것을...

아침에 출근 할 때부터 일하면서도 몇번이고 이상한 사고로 죽을 뻔한 희한한 일이 많았고, 그때마다 아주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점심때는 지금까지 한번도 없던 일이 있었는데, 가운을 입고 밖에 나가서 식사를 했다가 다른사람도 아닌 부장님을 딱 마주쳐서 아주 혼이 났다.
그것도 같이 온 다른 동기가 아니라 내 이름만 큰소리로 악을 쓰며 부르고 화를 내시더라?
잘 넘어가긴했지만 희한했다.

퇴근할때까지 아슬아슬한 사고가 계속 이어질뻔하다가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주 좆같지는 않다는 것을?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데, 아주 아슬아슬하게 나는 그걸 다 피해가고 있었다.

생각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아슬한 일들이 일어나는 부정적인 날이 아니라, 그런 사고를 다 막아내는 기가막힌 기적의 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퇴근하는 길에 로또를 샀다ㅋㅋㅋㅋㅋㅋ
기승전 로또...
왠지 기분이 좋다.
그래도 조심조심해서 퇴근하여 귀가하긴 했지만 로또역시 아슬아슬하게 낙첨을 빗겨나가 당첨이 될 것같다.


 

 

20.03.03


오늘은 연차지만 할일이 많다.
서류를 준비해서 은행에 갔다가 떨리지만 부동산을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서 전세로 독립해 나갈 계획이 번개치듯 떠오르자마자 빠르게 자료조사를해서 준비해버렸다.
실행력은 역시 내가 최고야... 뒷심만 좋으면 딱인데.
끈기가 딸려서 중간에 포기해버리기 전에 후다닥 완료해버리기 위해서 계획을 탄탄하게 짜서 속전속결로 진행해버리기로 했다. 빠르게 심사된 사람은 한달정도로 완료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 병원 앞 오피스텔 아파트는 대부분 나오는 매물이 중기청을 지원하는 매물 인 것 같다.(지금까지 염탐의 결과)

지금 나와있는 매물이 내가 제일 마음에 든 a타입 형태에 시세보다 오백이나 낮은 가격이므로 빠르게 은행 절차를 마치고 이것을 내가 컨택해야 겠다. 급하다급해

20.03.02

주탕(주먹밥 떡볶이 탕수육)을 먹고싶어 미칠 것 같았으나 잘 참아냈던 지난주의 영광에 방심했던 건지

오늘 심야 영화를 보러 가기 전 위풍당당하게 분식집에 들어가서 주탕을 시켜먹었다.

왜 그랬을까?
머릿속에 이거는 백퍼 먹어도 후회안한다! 이러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후회없을 줄 알았다. 먹으면서 행복했기 때문에...

그런데 아니었다. 존나 후회된다^^
간헐적 단식에서 제일 해로운 게 시간을 지켜서 먹지 않는거다.
나는 4시에서 늦어도 5시 전까지 식사를 마치기로 했고 그래왔고, 그리고 오늘 세끼 식사를 챙겨먹었다.

그런데 이렇게 늦은 저녁에 갑자기 그런 고열량 야식을 먹어버리는 건 낮에 짜장면을 한그릇 뚝딱하는 것보다 해로운 것이다. 많이 먹는것보다 늦게 먹는 게 더 해롭다.

다시는 내 근거없는 확신을 믿지 않겠다 ㅠㅠ
내 느낌에 대한 신용을 잃어버렸다. 나 새꺄...이제는 규칙만 믿기로 하자... 흑흑

20.03.01

이거 아주 위험한 음식이야... 하면서 매번 먹을 때마다
스읍~ 허참. 하게 되는 엄마표 김치돼지볶음이 있다.

제육볶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 음식은 아주 특이하게 맛있다. 입에 짝짝 붙는 것이...
다이어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주째인데
쌀밥은 낮에 점심 한끼만 먹지만 병원 식당에서 먹는 게 다 인지라 집 냉장고의 김치돼지 볶음은 거의 줄지를 않았다.

다만 한번 먹을 때마다 아주 밥을 두그릇을 뚝딱하면서 먹게 되는 것이다. 그정도 분량이라면 평일의 내 4일치 탄수화물이다... 나의 다이어트를 격하게 응원해주고 있는 우리엄마는 그것을 보다 못한 과감한 조치를 해준다.

오늘 아침 밥을 다 먹고 행주로 식탁을 닦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

“버려야 안먹지...(중얼)”

뒷골이 오싹해짐을 느끼며 황급히 싱크대로 달려가 봤으나
이미 김치돼지볶음은 음식물쓰레기통으로 직행한 후 빈 용기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나는 충격과 동시에 안도의 절규를 하면서 잠시간의 애도를 했다.
아주 악마같이 위험한 음식이었다.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울엄마표 김치돼지볶음의 말로는 이렇게 끝이 났다.

그간 식탐이라는 놈이 아주 잠잠하게 존재감도 없더니만 어제 오늘 왜 갑자기 다시 요동치는 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어제의 간과 허파가 트리거가 된것 같다. 딱 그때를 기점으로 마구 치솟는단 말이지?
그래서 어제 밤에 운동이 끝나자 내 손이 멋대로~~ 감동란을 집어먹었고..
물론 그것도 뭐 단백질이라 크게 위협은 아니었지만..

원래 유투브 복희 먹방을 보면 아주 대리 만족이 되며 정말 내가 먹은것 처럼 행복하게 끌 수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 위험했다.
먹방을 보면서 진심으로 내가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보면 위험할 것 같아서 중간에 껐다ㅠㅠㅋㅋ

그래도 역시 이디야의 내 사랑 로즈 자스민티 덕분에 아직은 잘 견디고 있다.
퇴근해서 집에 바로 들어갔으면 백퍼 요거트랑 달걀이랑 마구 입에 우겨넣었을거야
하..상상하니 그렇게 먹고싶어..
오늘 낮에 당면이랑 갈치를 폭식했기때문에 나에겐 회개의 공복이 필요하다는 걸 잊지말자

식탐아 다시 코 자자... 우리 지금껏 잘해왔잖아?
다시 잠들어버려...다시는 억지로 안먹을게

이 배고픔이 있어야 다음날 살이 빠져있는 걸 알고있긴 한데 그래도 역시 견디기 힘들다.


 

옆병원에서는 확진자가 방문해서 폐쇄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아침부터 예약 취소한다는 전화만 줄창 받았다. 병원이 이 지경인데 우리는 왜 다들 출근 해 있는 걸까? 무급이어도 좋으니 휴진하고 집에 가면 안될까요? 돌아가면서 한명씩만 근무하죠. 원장님께는 비밀일기다.

환자들이 전화로 옆에 ㅇㅇ병원은 확진자가 와서 폐쇄했다는데 거기는 안전한가요?라고 물어볼 때 괜찮다고 말은 하지만 이 말을 내뱉고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늘 떠오른다. 안전한지 아닌지 알게뭐람? 나도 몰라요. 오던가 말던가 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어쨌든 계속 이렇게 한산하면 나야 좋지. 덜 힘들게 일하고 멀쩡한 모습으로 퇴근해서 행복했다.

 

 

2020.02.24 월요일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주말에 오프를 붙여쓴 날.

늘 주6일 또는 주7일로 일하고 공휴일도 일하기 때문에 이렇게 연달아서 이틀을 쉰 게 눈물나도록 행복하더라

오바육바이긴 하지만 반은 사실이다...

남들은 다 평범하게 주 5일로 일하고 매주 이틀 연달아서 쉬는 데 나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사는 건지?

왜 이러고 사는 건지 알수가 없다.

갑자기 내일 출근한다고 하니까 울분이 밀려오나보다.

 

어쨋든 하루종일 푹 쉬고 책읽고 운동하고 산책하고 카페가서 차마시고 그야말로 휴식을 했다.

그러고나니 기운이 남아서 내일 먹을 다이어트 도시락을 미리 쌌다.

 

 

오이와 고구마 그리고 닭가슴살 소세지

 

살짝 구웠다.

 

기름없이 구웠더니 아주 제대로 타버림

상관없다...

저번에는 그냥 전자렌지 돌렸는데 무슨 스펀지인줄 알았다.

구우면 조금이라도 낫겠지...

다이어트 식품에 크게 맛은 기대하지않는다.

일단 끼니를 간편하게 때울 수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저 식품 하나로 단백질을 무려 26g이나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 이점이다.

 

 

내일은 2주만의 치팅데이.

그런 것 치고는 어제오늘 점심으로 살짝 과하게 든든히 먹은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쨋든 내일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치팅데이이다.

내일 점심에는 청년다방에 갈 것이다.

같이 일하는 동기와 몇 주전부터 약속해놓고 둘이서 만나기만 하면 먹을 이야기만 했다.

넙적당면을 어떻게 넣고 치즈는 먹기 불편하니 빼고 어쩌고 신나게 먹는 계획만 해댄게 생각해보니 애잔하고 웃기다.

상상하니까 꼬륵거리네 빨리 자고 내일을 오게 해야겠다.

 

내일 아침은 워밍업으로 저 도시락을 먹고 점심때 청년다방에 간 다음

저녁은 깔끔하게 공복으로 잠들어줘야 겠다.

 

도시락 싼것도 어쨋든 이틀 연달아 쉬면서 기운이 남은 덕분이지.

결론은 이틀 연달아 쉬는 삶 만세

 



오후에는 쌍무지개가 떴다.







설마 또 비가 올까하고 그냥 집앞 카페에 갔는데
두시간 뒤에 나오자 야속하게 쏟아지고 있는 비..

무거운 비는 아니고 가볍고 세찬비였다.



머리에 독서대를 쓰고 마음을 다잡고 달려나갔는데

하필이면 내가 찻길로 달려나오자마자
여태 조용하던 도로에 갑자기 차들이 마구 몰려들어 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건넛길만 건너면 우리아파트로 들어가는 쪽문이었기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고 그자리에 서서 쫄딱 비를 맞으면서 기다렸다.





어제 출국한 언니가 남기고 간 흔적

그건 바로 그저께 나와 함께 조졌던 네네치킨.


언니가 남은 치킨을 다시 먹을 때도
갓 튀긴 것 처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의기양양하게 얼리더니

해동하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고 떠나버렸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탄다길래 전자렌지로 했더니
눈사람처럼 녹아버렸다.




어이는 없는데

진짜 전부 녹아버려서 홀딱 벗은 눈사람같아서 왠지 웃겼다.


혹시하고 깨물어봤는데

튀김이 살가죽마냥 단단해서 먹진 못하고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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