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2
요가학원 앞에서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한참을 학원 앞에 왔다 갔다 했다. 그냥 엘리베이터 다시 타고 내려갈까. 문고리를 잡았다가 놓았다가…. 사람이 오면 화장실 가려고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들어가고 하면서 망설였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편견 때문이었다. 운동학원에서의 선생님이나 직원들은 외모에 대한 잣대가 엄청 엄격하지 않을까. 그래서 휘둘리진 않을까. 그런 편견들에 의한 걱정들이 나를 괴롭혔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서 그냥 눈 딱 감고 들어갔던 나를 기다리던 것은 생각보다 너무나 평화로운 학원의 모습이었다. 깨끗하고 보송한 냄새가 났고 조용하고 넓고 평화로웠다. 나를 맞이해준 선생님은 남자분이셨다. 선생님은 두 분인데 남자분 한 명 여자분 한 명이시다.
남자 선생님은 아주 동안이시다. 요가의 효능인 걸까. 아니면 자주 마시던 차의 효능인 걸까? 나는 학원을 거의 3개월 다닐 때까지도 선생님이 20대인 줄 알았다. 아무튼 선생님은 깨끗한 얼굴에 조용히 말씀하시고 성격도 온화하셨다. 키가 꽤 크신데도 위압적인 느낌보다 늘 부드럽고 상냥했다. 선생님께 참 배운 점이 많다. 난 일부러 그 남자 선생님 시간에 맞춰서 갔기 때문에 대부분 그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다.
여자 선생님은 처음엔 남자 선생님에 비해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비슷한 나이였다. 남자 선생님이 심하게 동안이셨던 거였다. 여자 선생님도 역시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나 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이랑 너무 이미지가 비슷해서 자주 헷갈린다. 가끔 저녁에 늦게 가면 여자 선생님 수업을 들을 때가 있었다. 여자 선생님들은 다 비슷한 걸까. 오히려 여자라서 더 편해서 그런지 몸매의 구석구석을 함부로 말하거나 어려운 자세에 집착하는 경향이 이 선생님께도 있었다.
난 거기서 요가를 다닐 때 한 번도 수업을 빠져본 적이 없었다. 내 하루 중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을 꼽으라고 해도 요가 하는 시간이었다. 그다음은 요가를 하러 가는 시간이었다. 그 정도로 요가는 내 최고의 힐링 타임이었다. 운동이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가장 즐거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