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1
대학에 입학하고 한 이주일 됐을 때였다. 문득 운동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새내기의 원대한 꿈과 희망 뭐 그런 거였다. 일단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한다는 그런 희망. 하고 싶은 것에는 킥복싱이나 태권도, 주짓수, 검도와 같은 거칠지만 멋있는 스포츠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이번 생에서는 힘들단 것을 이미 마음 깊이 잘 알고 있었다. (새내기의 희망이 이렇게나 작다) 그래서 배우고 싶었던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입문이 쉬워 보였던 요가를 선택했다.
내가 요가학원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다이어트 위주가 아니면서 자세교정이나 골반교정을 위주로 제대로 요가를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이 거리였다. 왜 다이어트 위주인 곳을 거르기로 했냐면 그런 곳은 요가를 배우기보다는 살을 빼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기 때문에 필라테스와 구분되지 않을 만큼 격한 운동을 시킬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몸을 너무나 소중하게 조심조심 다뤄서 내가 생각해도 너무 웃긴다. 격한 운동으로 내 생체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고 적게 먹고 조심조심 움직이면서 가늘고 길게 오래 살고 싶다.
아무튼 그런 기준을 잡고 보니, 학교 근처에는 괜찮아 보이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좀 더 멀리 나가서 버스 타고 20분은 가야 하는 옆 동네를 살펴보았다. 그때 찾았던 요가학원이 겉 인테리어는 마음에 안 들었는데 왜 그렇게 끌렸는지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그곳은 나에게 있어서 최고의 요가학원이었고 내 만성적인 여러 가지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줬다. 또한 요가를 내 인생 운동으로 만들어 준 것도 그곳이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이곳 말고도 다른 요가학원을 방학 때 잠깐씩 옮겨봤는데 좋지 않은 기억만 남았다. 살을 빼도록 만들기 위해 땀을 빼게 하려고 요가실을 덥게 만들었다. 요가에서 중요한 호흡, 명상, 내 몸에 대한 집중과 균형에 대해서 가르치는 게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살이 잘 빠지는지를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실제로 몸매에는 별로 도움도 안됐던 게 더 어이없다. 내가 원래 다니던 요가원은 2주만 되도 확실하게 몸매가 달라지는 게 보였다. )
그리고 어려운 자세에 집착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게 아니라 아등바등하게 되고 자존심을 따라 억지로 참으면서 하게 되었다. 만약 내가 요가를 맨 처음 시작할 때 그런 곳에서 했다면 요가라는 것을 싫어하게 됐을 것 같다.